"나"라는 사람은 어느샌가 배타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중학생 때의 나는 남들이 피하는 말 더듬는 친구.. 은근히 왕따인 친구, 혹은 소위 양아치라 부를만한 친구들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남들이 피하는 친구들을 피하지 않았었고.. 그 결과 나는 두루두루 친하지만 그 어디에도 제대로 끼지 못하는 소위 "은따" 생활을 했던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선하게 대하면.. 그들도 나를 해치지 못하리라는 "성선설"적인 생각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그저 가까이에 앉아 있는 친구들과 친해졌던 것 같다.
내 자신이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음에도.. 우등생인 친구들은 왠지 모르게 자신의 실리를 챙기는 듯한 느낌에 가까워지진 못했다.
어쩌면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더 좋았기에 그들과 친해지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20살이 넘어가면서.. 어릴때 친했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듯 20대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남자문제든 성격차이든.. 혹은 이유없이 그렇게 멀어졌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어릴때 친구들을 좀 가려서 사귀었더라면- 달랐을까? 라는 의문도 들곤 한다.
혹은..친구 사이에도 적정한 거리가 필요한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나는 어릴때부터 남들보다 "특히"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초등학생때까지는 남자인 친구들하고는 아예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을 정도로 인간관계에 서툴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처음엔 딸부잣집인 우리집에서만 살다가.. 학교에 가니 갑자기 방방 뛰어다니는 남자애들이 너무 낯설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엔 말 좀 해보라는 아이들의 채근에 왠지 모를 자존심으로 일부러 더 안했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나아지긴 했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어릴때 대인관계를 잘 경험해 보지 못한 나는..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거나.. 내 주장을 관철 시킨다거나.. 내 마음 깊숙한 곳의 이야기를 잘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직설적인 말로 때로는 상처를 줄 때도 있고..
어떨때는 내 주장을 아예 접어버림으로서 상대방과 편한 사이가 되려고 할때도 있다.
그러다보니 점차 내가 어떤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사람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